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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고려청자 VS 조선 백자 시대를 초월한 한국 도자기의 매력

by 신난베짱이 2024. 11. 20.

입구가좁은_순백색의도자기
국보 백자 달항아리(출처:국가유산포털)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는 한국도자기의 역사를 대표하는 두 가지로, 각각의 시대적 배경과 미적 가치관을 반영한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1. 고려청자

1) 고려청자의 탄생과 배경

고려청자는 고려 시대(918-1392) 중에서도 11세기에서 13세기에 가장 번성하였으며, 불교의 확산과 더불어 도자기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고려는 당대 중국 송나라와의 문화 교류가 활발했는데, 송나라의 청자에서 영감을 받은 고려의 장인들이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도자기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특히 고려의 서해안 지역에서 나는 양질의 도자기 흙과 해안에서 얻을 수 있는 유약 재료 덕분에 청자의 제작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2) 고려청자의 특징

고려청자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은은한 푸른빛을 띠는 유약 색깔입니다. 이 색상은 비취색이라고도 불리며, 이는 흙에 포함된 철분과 유약에 들어간 철 성분이 고온에서 반응하면서 생기는 독특한 색감입니다. 고려청자의 색감은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차분하고 우아한 색으로,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려청자는 또한 다양한 형태와 정교한 장식 기법으로 유명합니다. 

3) 고려청자의 종류와 용도

고려청자는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졌습니다.

상감청자는 고려청자의 대표적인 종류로, 삼감기법을 사용해 제작되었습니다. 상감청자는 흑토나 백토를 이용해 도자기의 표면에 무늬를 새긴 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연꽃, 연잎, 구름, 학 등의 다양한 문양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상감기법은 주로 귀족과 사원에서 사용되었으며, 장식성과 예술적 완성도가 높아 왕실과 귀족 사회에서 매우  인기가 높았습니다.

철화청자는 철 성분의 안료를 사용해 검붉은 색으로 문양을 그린 도자기입니다. 이러한 철화청자에는 보통 소박한 풀, 꽃, 대나무 등의 문양이 그려져 있으며, 상감청자에 비해 소박하고 단정한 느낌을 줍니다. 철화청자는 실용성과 장식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은입사청자는 표면에 은을 상감하는 방식으로 제작된 특별한 청자로, 장식성이 특히 뛰어납니다. 이 기법은 금속 공예에서 유래한 것으로, 은으로 도자기 표면에 화려한 무늬를 새겨 넣어 당시 귀족과 상류층에서 매우 귀하게 여겼습니다. 은입사청자는 그 화려함으로 인해 주로 제사나 특별한 의식을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청자양각은 도자기의 표면에 무늬를 양각으로 새기는 기법을 사용한 청자입니다. 이러한 양각 기법은 주로 연꽃, 연잎 등 불교적 상징이 담긴 문양을 새기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특히 불교와 관련된 제례 용기나 불교 행사네 쓰이는 도자기로 사용되었습니다.

고려청자는 당시 왕실과 귀족 사회뿐만 아니라 불교와 관련된 의식과 제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왕실과 귀족 사회에서는 청자를 일상생활용품 및 장식품으로 사용하였고, 불교 사원에서는 청자를 제기나 공양구로 애용하여 불교 신앙과 예술성을 동시에 나타냈습니다.

4) 고려청자의 예술적 가치와 세계적 평가

고려청자는 고려인들의 미적 감각과 예술성을 집약한 결과물로, 오늘날에도 전 세계적으로 높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특히 고려청자의 상감기법은 세계 도자기 역사에서 독창적인 발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당시 중국에서도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을 높이 평가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송나라의 학자 이규보는 고려청자의 색을 두고 비색(翡色)은 마치 하늘의 빛과 같다”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이러한 고려청자의 미학은 현대에서도 많은 예술가와 공예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으며, 현재 국립중앙박물관과 같은 여러 박물관에서는 고려청자를 전시하며 그 가치를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1. 조선 백자

1) 조선백자의 탄생과 배경

조선백자는 조선시대에 탄생한 순백의 자기로, 청자의 영향을 받았던 고려시대 도자기와는 달리 간결하면서도 정갈한 아름다움을 추구합니다. 조선 초기에는 고려청자기술을 계승했으나, 왕조와 사대부의 이념이 주자학(유교)으로 변화하면서 청결과 단순함을 중시하는 미학이 주류고 자리 잡았습니다. 이로 인해 장식이 많고 화려했던 청자보다 순백의 도자기가 선호되었고, 이에 따라 백자가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조선 왕조는 유교적 청렴과 검소를 미덕으로 삼았기에 백자가 그 시대의 미의식과 가치관을 반영하는 도자기로 자리 잡았습니다.

2) 조선백자의 특징

조선백자의 가장 큰 특징은 맑고 깨끗한 백색의 유약과 단순미에 있습니다. 백자는 대부분 장식이 적거나 없으며, 색조는 은은한 백색부터 약간 푸른빛이 도는 흰색까지 다양한 색감이 나타납니다. 이는 조선백자의 소박함과 정제된 미를 돋보이게 합니다. 또한 형태 역시 매우 단아하며 실용성을 강조한 단순한 디자인이 많습니다. 이는 주로 왕실이나 사대부, 사찰에서 많이 사용되었고, 당시의 유교적 미적 가치인 검소함과 절제를 반영합니다.

3) 조선백자의 종류와 용도

조선백자는 용도와 제작 기법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나뉩니다.

순백자는 장식이 없는 단순한 형태와 깨끗한 흰색이 특징인 백자입니다. 이 도자기는 주로 왕실과 사대부의 일상생활용품이나 제사에 사용되었습니다. 왕실에서는 백자를 제사나 의례용 그릇으로 사용해 유교적 검소함과 순수함을 나타내고자 했으며, 순백의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조선시대의 가치관이 잘 드러난 형태입니다.

청화백자는 흰 바탕에 푸른색의 안료(주로 코발트 청색)를 이용해 문양을 그린 백자입니다. 조선 중기부터 왕실과 상류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 , , 구름 등 다양한 문양이 그려져 있습니다. 청화백자는 왕실 의례나 연회에서 사용되는 용품으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아름다운 장식품으로도 평가받았습니다.

철화백자는 철분이 들어간 붉은 갈색의 안료로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은 백자입니다. 철화백자에는 주로 자연과 관련된 소박한 문양이 많이 등장하며, 이는 조선의 유교적 미학을 반영합니다. 철화백자는 일상용으로 많이 쓰였고, 왕실이나 사대부의 가정에서도 애용되었습니다. 또한 서민층에서도 사랑받아, 실용성과 장식성이 겸비된 도자기로 자리 잡았습니다..

달항아리는 조선 후기의 상징적인 백자로, 크고 둥근 형태가 마치 둥근달을 연상시켜 달항아리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달항아리는 그 크기와 형태가 주는 넉넉함과 자연스러움으로 한국적 미학을 대표하며, 주로 곡물이나 물을 담는 데 쓰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단아하고 순백의 아름다움 때문에 실용적인 용도 외에도 상징적인 예술품으로 여겨졌습니다.

조선백자는 용도에 따라 크게 일상생활용품,, 제사용 도자기, 그리고 장식품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일상생활용품으로는 그릇, 주전자, 병 등이 만들어져 왕실과 사대부의 가정에서 주로 사용되었고, 제사용 백자는 왕실 제사나 의례에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달항아리와 같은 조선백자는 단순한 생활용품을 넘어 예술적 감상을 위한 소장품으로도 사랑받았습니다.

4) 조선 백자의 예술적 가치와 세계적 평가

조선 백자는 그 단순미와 절제된 아름다움으로 현대 미술계에서도 높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특히 달항아리는 미니멀리즘의 전형으로 평가받으며, 자연스러운 비대칭성과 독특한 조형미가 한국 전통 미학을 잘 드러냅니다. 백자의 순백색은 가치관이 잘 표현된다고 평가됩니다. 조선백자는 전 세계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소장 및 전시되며, 한국 도자기의 정수를 상징하는 예술품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적 배경 속에서 탄생한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는 한국의 전통 도자기 문화 속에서 상징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그 예술적 가치와 유산을 인정받고 있습니다.